파울로 코엘료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연금술사지만
기존 책들과 다르다는 평을 듣고 이번 기회에 불륜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불륜이라는 소재를 어떤식으로 표현할까 궁금하기도 했고,
최근 결혼과 사랑이라는 주제로 지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책을 안읽으신 분들은 보지마세요~
[묘사법]
파올로 코엘류하면 짧은 호흡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감정을 적나라하고 정확하게 묘사하는 기법이 생각나는데
그 특징은 이 책에서도 그대로 살아 있었습니다.
그런 짧은 호흡 덕분에 책이 쉽게 읽혔고
두 남녀관계를 길게 풀어쓰는 불륜을 다룬 보편적인 소설들과는 달리
이 책은 빠르고 간결한 전개를 통해
많은 부분을 독자의 상상력에 맡긴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분처럼 간결하면서도 생생한 글을 쓰고 싶네요~)
이런 묘사법/표현법이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짧지만 핵심을 놓치지 않는 파울로 코엘류의 능력이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정치와 도덕은 별개인가?]
책에서 야코프가 바람을 핀다는 뉴스가 알려졌는데도 오히려 당선되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라면? 라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소설일 뿐이고 서양사회라고 항상 불륜에 너그러운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우리나라는 공인에게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적용합니다.
부인에 대한 신의를 져버린다면,
국민의 대한 신의도 져버릴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논리인데
왜 유럽에서는 개인의 사생활과 정치적 능력은 별개라고 생각할까요?
결혼이라는 제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기 때문인지
결혼의 정의가 조금 더 자유로워서인지…
지인이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는데,
서양 사회에서는 신화에서 조차 개방적인? 관계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수많은 신들이 바람을 피는데,
그런 이야기를 어린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을 보더라도,
결혼의 정의가 자유로움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우리나라 신화는 정절, 효성, 충성심 같은 덕목들을 강조하고요.
단순이 신화와 전래동화로 현상의 원인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흥미로운 관점인 것 같습니다.
[결혼을 대하는 태도]
소설 속에서 마리안은 남편의 바람끼를 인정하는 쿨?한 부인으로,
주인공의 남편은 주인공의 어떠한 행동도 다 감싸주는 천사로 묘사됩니다.
결혼은 혼자하는 것이 아니기에,
불륜에 대처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과연 저라면 어떻게 대처했을지 고민해봤습니다.
마리안의 대처법은 결혼에 대한 개방적인 인식이 아닌
방어 메카니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쿨한 척한다는 느낌이 강했고,
남편도 천사가 아닌 욕망을 가진 인간이지만,
엄청난 희생정신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인물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불륜이 중죄라면 그 죄책감의 무게를 공유할 마음이 없는 것일수도 있겠죠.
특히나 남편이 패러글라이딩 하나에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이
강박 관념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직 미혼인 사람이 읽고 공감하기에는 힘들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결혼의 기원과
의미의 변화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습니다.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생긴 제도인지,
그렇다면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의 방법인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명대사]
“아무런 열의를 느낄수없는 낮과 감행하지 못한 모험에대한 갈망이있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