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곡성 이라는 미끼

by ThePupil
곡성 포스터

현재 누적 오백팔십만명이 관람한 영화 곡성 (Wailing) 실제 존재하는 전라도 곡성으로 배경으로 하는 의문의 살인극들에 대한 영화입니다. (배경은 실존하나 사건은 허구) 저는 좋은 콘텐츠와 나쁜 콘텐츠를 나누는 것은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는데, 어떤 콘텐츠를 접할 때 마다 그 작품 만큼이나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배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음악/영상 기법에 대한 분석을 할만큼 아는 것이 없기도 합니다)

몇 가지 키워드로 영화에 대한 인상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영화를 보지 못하신 분들은 여기서 스톱!

 

[나홍진 감독]

최근 칸 영화제에도 곡성이 비경쟁부분 초청을 받으면서 나홍진 감독의 명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나홍진 감독은 이미 이전 황해, 추격자 등의 색깔있는 작품으로 유명했지만, 곡성만큼의 흥행은 이루어 내지 못했습니다. (추격자는 500만명, 황해는 216만명)

각본은 허구지만 동기는 가까운 가족의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이었다고 합니다. 왜 좋은 사람이 떠나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영화속 곽도원이 왜 본인 딸이 아픈건지, 왜 본인의 나와바리인 곡성에 이런 비극들이 일어나는지, 질문하는 모습에서 감독의 내면을 엿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치 소설 오두막의 모티브와 비슷한데, 영화 곳곳에 유머포인트를 심어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점은 다릅니다. 이점은 끊임없이 긴장감을 이어가던 이전 작품들과 다른점인데, 색다른 시도를 해보고자하는 나홍진 감독의 의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전라도 곡성]

전라도 곡성은 나홍진 감독 할머니의 고향이라 자주 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속 여러 장면도 당시를 회상하면서 탄생한 것이라고 하는데, 본인이 잘 아는 곳을 배경으로 삼았기에 디테일을 살아있는 영화가 나온것이 아닐까요? 물론 실제 촬영은 6개월간 로케이션 활동을 통해서 함양, 철원, 장수, 진안 등의 지역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해발 400m 높이 산속 폐가까지 찾는 노력 끝에 자연의 신비감과 영화 곡성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곡성의 인기 때문에 실제 전라도 곡성의 이미지가 음산?해져 군수 및 관련 공무원이 힘들어하고 있다네요. 개인적으로는 잘만 활용하면 오히려 긍정적 효과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금은 다른 상황이지만 뉴질랜드 Hobbiton은 반지의제왕 세트를 그대로 살려 놓고 입장료 9만원씩 받고 있습니다.

 

[투자사 21세기 폭스]

비즈니스 관점을 가진 저에게 가장 눈에 띈 것은 21세기 폭스의 투자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제작비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하는데, 손익분기점을 넘으면 공개하는 한국시장과는 달리 외국에서는 손익분기점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합니다.

하지만 언론에 의하면 제작비는 70억~80억원 수준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투자를 받았는지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네요. 실제로 외국 투자사/배급사와 일하면서 여러 갈등들이 있었다는 인터뷰도 읽었습니다. (배우 곽도원 선정 여부 등) 앞으로 우리나라 영화도 투자 저변이 넓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흥행 요소]

대부분 흥행하는 한국영화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 열린 결말 실제로 나홍진 감독은 여러 결말을 두고 끝까지 고민했다고 합니다. 종교, 선과 악, 가족애 등 여러가지 모티프가 공존하고 상호 작용하는 것도 곡성을 여러가지 각도에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합니다.

실제로 나홍진 감독도 보면 볼수록 긴가민가 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헀습니다. 배우들의 열연도 빠질 수 없습니다. 곽도원, 황정민의 연기는 정말 명불허전이었지만 개인적으로 김환희의 연기가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어린나이에 그런 상황의 필요한 연기를 어색함 없이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고, 앞으로가 너무나도 기대되네요.

마지막으로는 홍경표 촬영감독이 곡성이 필요로 하는 분위기를 정말 잘 살렸습니다.

 

[명대사]

“자네는 낚시할적에 뭐가 걸릴건지 알고 미끼를 던지는가? 그놈은 미끼를 던진것이여”

 

곽도원이 의심이라는 전염병이 퍼져가면서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워했지만, 실제로 그 전염병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 머리속에 퍼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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