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해 디자이너가 되야만 하는 시대, 지적 자본론

by ThePupil
지적 자본론

츠타야 서점을 기획한 마스다 무네아키의 책, 지적 자본론

그의 초기 사업이였던 LOFT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그가 일군 CCC(컬쳐 컨비니언스 클럽)의 문화와 방향에 대해서도 논하는 책

우리나라도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화 되었고,

트렌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능의 우수성을 앞세운 가격 경쟁 전략에 의존해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시대는 저물어간다.

게다가 지적 자본론 책에서는 이 시대를 “서드 스테이지”

상품을 선택하는 장소인 플랫폼이 남아도는 시대라고 정의한다.

상품과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 넘쳐나는 세계, 그야말로 무한 경쟁시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능보다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디자인하는데 초점을 맞춘 마스다의 사업 전략은

스타트업 문화를 부흥시키려 하는 한국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 이상 디자인은 기능 +@가 아니다]

주변 상품들을 둘러보면 성능은 비슷하지만 디자인 때문에

더 가격이 높은 상품들의 예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지적 자본론에서 마스다는

디자인을 상품의 부가가치로 포착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인식이라고 비판한다.

여기서 마스다가 말하는 디자인은

단순히 상품의 외형적인 요소들은 아닐 것이다.

그 상품/서비스를 소비가 상징하는 의미,

소비했을 때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 등

모든 내외부적 요소들을 포함하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 마케팅의 대표주자인 한 회사 회장의 강연에서 들은 얘기가 있다.

“이제는 스티브 잡스의 애플 처럼, 회사대표의 이미지도 매력적이여야 고객들이 모이는 시대”

스티브 잡스가 혁신의 상징이 되어

애플 역시 창조 혁신의 상징이 된 것을 보면

(혹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된 것을 보면)

포괄적인 디자인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플랫폼도 디자인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

이는 단순히 상품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점점 많아지고 있는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기능은 평준화되고 디자인은 다양화 되면서,

대부분의 소비자는 모든 상품을 점검할 시간이 없기에

플랫폼의 역할이 커졌다.

플롯폼을 잘 디자인했다는 것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가장 쉽게 찾을 수 있고,

때로는 가이드 하는 것이 아닐까?

지적 자본론 책에서는 이것을 ‘제안’하는 능력이라고 포장했다.

마스다는 츠타야서점, LOFT, 편의점 등

CCC가 기획한 플랫폼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여기서 찾는다.

츠타야 서점을 예로 들자면,

기존 서점들이 고수한 카테코리별 전시 방식에서 벗어나,

그 책을 찾는 사람들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원할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정리하였다.

스페인 여행을 가는 사람에게 여행 정보 뿐만 아니라,

스페인 역사책, 축구관련 서적, 근처 스페인 미술 전시 정보를 함께 공개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츠타야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플랫폼으로 변화하면서,

기존 ‘서점’이라는 틀안에서 벗어나

더욱 더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가는데 성공하였다.

 

[어떻게 디자인해야하는가?]

결국 핵심은 잘 디자인하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다

이 책에서는 고객 중심이라는 키워드 아래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하는데,

한 가지는 고객 가까이서 관찰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CCC의 사무실은 항상 현장과 가까이 있고,

팀 회의를 하다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고객에게 최대의 가치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으로 회귀한다.

다른 한가지는 데이터를 활용해서

고객의 성향과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CCC의 경우 5천만 가까이되는 T포인트 회원을 활용하여

조금 더 세밀한 분석을 할 계획이라고.

사실 이 두 가지는 매우 원론적이 이야기다.

특히나, 데이터의 경우 현재 ‘빅데이터’라는 버즈워드로

고객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겁을 주기 시작한지 오래되었다.

다만 아직 획기적인 가치창출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위 이야기 말고도,

마스다 본인이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심을 갖는것이

남들은 취미라고 생각하지만 본인은 살아남기 위해서라고 한 것과,

현장과 가까이 하고 변화하는 고객취향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끊임 없는 조직개편을 시행한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지적자본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렇다면 새로운 제안을 하도록 돕는 지적자본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여기서 키워드는 ‘휴먼 스케일’로 압축된다.

마스다가 고객 중심의 플랫폼을 만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조직 형태를 바꾸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현재 상황에서 가장 적당한 조직 사이즈를 정의하기 위한 단어이다.

정확한 사이즈가 중요하기 보다는

이 단어가 구체화하는 시스템,

미시적으로는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하여 고객 중심의 창조를 하면서,

거시적으로는 병렬관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결국 경영자 입장에서는 뛰어난 기술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는 것 만큼

‘휴먼 스케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인의 소개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읽으면서 나도 가지고 있었지만 구체화 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마스다 무네아키는 현실화 하고 있어 놀랐다.

기회가 된다면(그리고 일본어를 어느날 유창하게 하게 된다면)

찾아가 이 사람의 철학과 삶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가전제품과 서적 등

표면적으로는 관계없는 분야의 연결점을 찾았다는 것과

서점안에 책이 고객에게 갖고 있는 본질적인 가치를 파악했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이것을 두고 삶을 살면서 찍은 점을 연결하는 거라고 했다.

나도 내가 찍은 점들을 연결할 수 있을까?

 

[명대사]

“유럽에서 일어난 우키요에 붐처럼 본디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우연히 발생한 일이 우리의 삶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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