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애리조나 여행은 (세도나, 그랜드캐년, 앤텔롭 캐년, 말굽 계곡, 자이언 국립공원) 첫학기를 무사히? 하지만 처절하게 살아 남는 것을 자축하기 위해 떠났다. 시작은 피닉스로부터 했고 첫 여행지는 세도나였다. [세도나 관련 여행글] 이번 글에서는 두 번째, 세 번째 경유지인 그랜드 캐년, 앤텔롭 캐년 / 말굽 계곡 여행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Summary]
Where: Jake’s House Airbnb, 페이지(Page), 애리조나
How: 그랜드 캐년 (세도나로 부터 차로 1시간 반), 페이지 (그랜드 캐년 남문부터 차로 2시간)
Cost: Airbnb($160/일), 보험 포함 Camry 렌트카($43/일), 그랜드 캐년(차량 1대 $30/일), 앤텔롭 캐년 하부 ($20/인), 앤텔롭 캐년 상부 ($48/인), 말굽 무료
When: 12/14/2016
What to prepare: 운동화, 일교차 심할 것을 대비한 상의, 우산
Duration: 최소1박, 그랜드 캐년 하이킹 하고 싶다면 2~3일
[세계 7대 불가사의 그랜드 캐년]
외국인 보다 미국인이 훨씬 많았던 세도나(Sedona)를 떠나 북쪽으로 한시간 반정도 달리다 보면, 그랜드 캐년 남문에 도착한다. 가는 길이 예상과 너무 많이 달랐다. 그랜드 캐년을 워낙 사진에서 많이 봐서, 저 멀리 엄청난 계곡들이 보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끝없는 평야가 펼쳐졌다. ‘도대체 캐년은 어디 있다는 거지?’ 라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는데 GPS는 도착했다고 한다. 그날 그랜드 캐년을 찾은 다른 관광객들이 아니었다면 GPS가 고장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다행이 여름 성수기가 아니라 기다리지도 않고 $30 지불하고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참고로 만약 3개이상의 국립공원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단기간 국립공원 패스를 사는 것을 추천한다. 차를 주차하고 South Rim viewing point를 가고 나서야 왜 사진이 안보였는지 깨달았다. 땅이 솟아 오른 세도나와 달리 그랜드 캐년은 아래로 꺼지는 지형이었다. 이것은 아무리 사진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담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신나게 사진을 찍고 아무말 없이 몇십분 동안 감상을 하고 나서야, 어떻게 이게 생겼지? 색깔은 어떻게 이렇게 다르지? 등의 질문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관련 다큐멘터리가 있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볼 것을 추천한다.
그랜드 캐년의 또 다른 재미는 멋있는 사진을 찍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는 전망대는 사진이 예쁘게 잘 안나온다. 그래서 필자는 사람들이 별로 없으면서 조금은 많이 위험한 곳을 찾아서 사진을 찍었는데, 고소 공포증이 있는 분은 대부분 사진 찍기 좋은 곳은 절벽이기 때문에 펜스 안쪽에서 찍을 것을 추천한다. 펜스를 따라가다 보면 가끔 바깥쪽으로 튀어나온 바위들을 찾을 수 있는데, 위에 사진도 그런 바위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랜드 캐년에는 두 가지 North Rim, South Rim이 있는데, 두 곳을 연결하는 도로가 상당히 돌아가기 때문에 둘 중 한 곳 만 가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는 North rim은 가보지 않아 비교할 수 없지만, Park Ranger에 의하면 대부분 South Rim을 추천한다고…
[자연의 건축물 Horseshoebend]
그랜드 캐년에서 숙박할 계획이 없었기에, 하이킹은 하지 않고 바로 페이지(Page)로 이동했다. 2차선 좁은 고속도롤 2시간 가량 달리다보면 도착하는데, 멀리서 사막 한가운데 발전소 굴뚝이 있는 것을 보고 도착했다는 것을 알았다. 페이지는 세도나에 비해서도 작고 조용한 동네였다. 앤탤롭 캐년과 말굽 계곡은 시내에서 차타고 약 10분 거리에 있었는데, 역시나 성수기가 아니라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말굽 계곡도 멀리서는 볼 수 없다는 점에서 그랜드 캐년과 비슷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평야 한가운데 공터에서 주차하고 (무료) 10분정도 걸으면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절벽 아래 계곡이 말굽 모양으로 형성되있다. 왠지 옛날 사람들은 신나게 말을 타다가 계곡으로 떨어지는 만화같은 사고들이 자주 일어났을 것 같은 곳이다. 입구에 비오는 날에 절벽 끝에 돌이 무너질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표시판이 있지만, 몇몇 사진작가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절벽 끝에 누워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랜드 캐년과 같이 겸허한 자세로 자연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을때, 갑자기 밑에 강에 배가 나타났다. 얘기를 들어보니 상류 쪽에서 부터 배를 타고 아래 쪽을 탐험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이 있다고. 자세히 보니 강가 옆에 공중화장실?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비싸지 않고 날씨가 좋다면 한번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The Photographer’s Dream앤텔롭 캐년(Antelope Canyon)]
페이지에 있는 동안 마지막으로 들린곳은 앤텔롭 캐년. 사진가의 낙원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비와 시간에 의해 만들어진 매우 좁은 협곡이다. 그랜드 캐년을 압축해놓은 버전이랄까. 사막에는 식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비가 올 경우 물이 어디도 거치지 않고 바로 강이되어 흘러내려간다. 워낙 빨리 물줄기가 형성되어 flash flood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이렇게 생긴 물줄기가 퇴적되어 있는 지반층을 침식해 형성된 것이 Antelope Canyon이다.
앤텔롭 캐년은 상부와 하부로 나눠져 있는데, 두군데가 다른 느낌이기에, 여건이 허락된다면 (시간, 돈) 둘 다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서로 거리는 차로 5분이지만 입구에서 운영되는 관광회사는 다르다. 앤텔롭 캐년은 나바조족의 토지안에 있기 때문에 별도의 입장료를 내야하며, 1997년에 flash flood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나서 가이드 역시 필요하다. 가이드 회사는 여러 종류가 있다. 필자는 입구에 있는 가이드 회사를 사용했지만, 시내에 있는 몇몇개의 관광회사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 특히나 사진전문가라면 사진 투어 신청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특히나 가장 아름답다는 성수기에는 인산인해를 이루기 때문에 막아주는 가이드 없이 사진 찍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상부 앤텔롭 캐년은 위가 좁고 아래가 비교적 넓어지는 유형인 반면 하부는 반대다. 상부는 입구에서 10분정도 차타고 이동하고 하부는 바로 걸어서 계단을 내려간다. 양쪽 가이드 모두 사진을 어디서 찍어야할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관광을 재밌게 하기위해 각 돌마다 모양을 본따서 이름을 지어주기도 한다. (예를들면 곰 바위, 포카혼터스) 혹여나 앤텔롭 캐년 사진 중에 빛줄기가 내려와 마치 광선검처럼 보이는 사진들이 있는데, 이런 사진은 여름계절에 특정 시간 (오전)에 나타는 현상이기 때문에 시간을 꼭 맞춰 가도록 하자. 만약 본인이 그런 사진 욕심이 없고 필자처럼 사람 많은 관광을 싫어한다면 사람이 많지 않는 겨울에 갈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페이지 시내로부터 차로 10분 거리인 Viewpoint사진이다. 작은 공원처럼 만들어져 있기때문에 맥주한잔 들고 가서 과자랑 먹기 딱 좋은 휴식공간이었다. 하루종일 적색 협곡을 보는데 지겨워졌다면, 이곳을 방문하시길!